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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체험기


먼 타국에서의 유학-한준규(캐나다공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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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한준규 학생

(캐나다 Nova Scotia주 공립 Amherst Regional High School 졸업, University of Toronto 입학)


다소 갑작스러운 유학

중학생 때 난 평범한 중위권 성적의 학생이었다. 눈에 띄게 잘하던 것 없었고 공부에도 별 다른 흥미는 없었다. 중학교 3학년, 나름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던 중, 다소 갑작스럽게 해외로의 유학을 부모님께 권유 받았다. 당시 나는 해외 유학에 대해서는 관심이나 흥미는 조금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쭉 평범하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면 인생에서의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해외로의 유학이 무언가 내 인생에서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직감했던 나는 큰 고민 없이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당시 내가 캐나다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 수도가 오타와, 큰 도시로는 밴쿠버, 몬트리올 그리고 토론토가 있으며 춥고 면적이 크다라는 것뿐이었다. 하물며 캐나다의 주(province)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지했고, 노바스코샤는 생전 처음 듣던 지역이었다. 나는 노바스코샤 국제학생 프로그램(NSISP)의 학생이었고, 이 프로그램에서는 직접 엄선한 호스트 가족들과 학교에서 특정 나라의 학생 숫자를 조절하기 때문에 토론토의 중, 고등학교들처럼 한 학교에 한인 학생들이 수십 명씩 있는 그런 이미지와는 매우 거리가 멀었다. 흔히 생각하는 영어 배우기 좋은 환경이다. 서울 인천 공항에서 캐나다 핼리팩스 공항까지 이어지는 직항 항공편은 없기에 대개 토론토나 뉴욕을 경유하여 핼리팩스에 도착한다. 사실 첫 유학이자 처음으로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낯선 국가에서 사는 것이라 설레거나 흥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테지만 이상하리만치 나는 떨리거나 설레지 않았다. 다만, 처음 노바스코샤에 도착했을 때 나의 감정은 솔직히 실망감이었다. 내가 처음 도착한 지역은 노바스코샤주의 스프링 힐이라는 지역이다. 첫 며칠동안 마을과 메인 스트리트를 걸으면서 생각했던 점들은, “와 이 정도면 우리 동네 뒷골목보다 작은 것 같은데?”였다. 실제로 스프링 힐은 인구수 3,000명 가량이 서울시 구 정도의 면적에 사는 매우 작은 마을이다. 서울시 구 하나에 약 50만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는데, 그 정도의 면적에 고작 아파트단지 하나 수준의 인구수라니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실 노바스코샤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적은 인구 수 때문에 캐나다 전역에서 많은 은퇴한 노인들이 이주해오는 지역이다. 그렇게 내 첫 유학생활은 시작되었다.

 

학교생활

학교생활은 한국과 완전히 다르다. 반이 랜덤하게 배정되고 학교에서 정해준 시간표에 따라 8~10과목의 수업을 듣는 한국과는 다르게 원하는 수업을 수강신청하여 시간표를 짜서 수업을 듣는다. 마치 대학과 흡사하다. 졸업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이수학점을 요구하고 그 이수학점을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다. 아마 이건 가면 차차 금방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 친구들 사귀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야기에 잘 끼어드는 것이 중요하며 흔치 않은 외국인 학생이기에 분명 몇몇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질문을 할 때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이 여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으나 남자의 경우는 보통 세계 어디를 가던 비슷한 것 같다. 바로 비디오 게임과 운동이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캐나다에서든 다수의 남자 아이들은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아마 한국에서도 학년 올라갔을 때 모르는 얼굴들이 많아 서먹할 텐데 남자의 경우 게임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지는 경우가 아주 흔할 것이다. 캐나다도 다르지 않았다. 거기에서도 게임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고 그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들기만 하면 된다. 어울려서 게임도 할 수 있으니 나중 가서도 쭉 어울리기 쉽다. 그 다음은 운동인데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같이 땀 흘리면서 운동 하면 역시 금방 친해진다. 그리고 현지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SNS역시 알아간다면 친구 사귀는데 도움이 된다.

 

조기 유학 후기

지금 조기 유학을 끝마친 상황에서 항상 생각해본다. 만약 내가 캐나다에 오지 않고 계속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어떨까? 어떨지는 알 수 없겠지만 나는 지금 캐나다 유학을 잘 왔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단순히 영어가 늘고 해외의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그 이상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분명 유학을 떠날 때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문화를 배우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면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