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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체험기


꿈은 꾸는 자의 것이다-김사란(미국공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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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사란 학생

(미국 Michigan주 Clarkston High School 졸업, 연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현재 안산예담치과 원장)


연세대학교 백양로 길을 죽 걸어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신입생 얼굴 중에서 국제학부 학생을 골라내라고 하면 나는 족집게처럼 골라낼 수 있다.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라 버터냄새가 난다? No! 국제학부 학생들은 신입생이지만 신입생 같지가 않다. 새내기인데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마치 치열한 ‘공부 전쟁터’에 들어온 양 표정이 진지하다. 나도 신입생이지만 치열하게 공부하는 국제학부 학생이었다. 대학 입학하기 3년 전만 해도 병아리처럼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가 이렇게 혼자 힘으로 스스로 뿌리를 내리는 데는 교환
학생으로 공부한 미국생활이 큰 자양분이 되었다.


‘내 맘대로’는 완전히 굿바이
2005년 8월 15일, 드디어 나, 김사란은 꿈에도 그리던 미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가 다닐 학교는 미국 미시간주 Clarkston이라는 소도시에 있는 클락스톤 고등학교였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처럼 ‘내 맘대로’ 생활하는 것은 이제 완전히 굿바이였다. 방 청소와 세탁 등은 물론 아침식사와 도시락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설거지나 강아지 산책, 잔디 깎기도 거들어야 했다. 미국가정의 가치관은 학교생활보다 가정생활이 더 우선이다. 한국에선 공부만 한다고 하면 모든 가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미국에선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영어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숙제하는 시간이 미국아이들보다 두 배 더 걸렸다. 그러니 숙제가 많을 땐 꼬박 밤을 새워야 했다.


스스로도 믿기 힘든 놀라운 변화들
등교 첫날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점심을 혼자 먹어야 한다는 게 두려워서였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미국아이에게 접근해 인사를 건넸다. 한국에서 왔다 하니 흥미를 보였다. 그 아이는 클락스톤에서 유치원부터 다닌 ‘터줏대감’이었고, 나는 첫날부터 그 아이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이 아이 저 아이 말을 걸어 이 그룹 저 그룹의 아이들을 사귀게 되었다. 더 많은 아이들과 만나기 위해 거의 모든 동아리에 대한 소개를 다 받아 적었다. 활동이 건전해 보이는 SADD(Student Against Drink & Drug)에 가입했고, 볼링, 라크로스 동아리에도들었다.


유학, ‘꼭 가라’ 말하고 싶다
방학 중에 연세대의 섬머 스쿨을 다닌 것이 연세대 국제학부 입학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서 초빙하는 교수진의 강의내용이 아주 좋았을 뿐더러 다니면서 교환학생으로 가거나 대학원으로 진학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보였다. 그렇게 해서 미국 수능점수와 공인영어성적, 특별활동기록, 에세이 등으로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통과, 연세대 국제학부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세간엔 미국 유학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미국 유학을 경험해 본 나는 ‘꼭, 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영어실력이 현저히 달라진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넓은 세상을 만나고 배우고 볼 수 있게 된 것이 더 값진 교육이 되었다. 2년이랑 짧은 시간에 십 수년간 지녀온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한 산 증인이 바로 나다. 나는 이제 세계 어디에 가서도 두렵지 않게 나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꿈은 꾸는 자의 것이다’라는 민은자 대표님의 말씀이 지금도 귓전을 울린다.


2008년 8월